'어린이용'으로 등장했던 미니 음료, '소용량의 자유' 핵심 시장으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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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용'으로 등장했던 미니 음료,

'소용량의 자유' 핵심 시장으로 성장

Editor. 홍정기 자료 참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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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편의점 냉장고에서 조용한 소비 혁명이 펼쳐지고 있다. 한때 ‘어린이 전용’으로 여겨졌던 100㎖ 주스와 125㎖ 차 음료가 이제 도시 청년들의 손안에 쏙 들어오는 새로운 트렌드가 됐다. 중국 1인 가구 수는 이미 1억 2500만 가구를 돌파했다. ‘싱글 이코노미’ 물결 속에서 미니 음료는 비주류 카테고리에서 주류 시장으로 반격을 가하고 있으며, 2024년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35% 이상 성장했다. 이 ‘미니 열풍’은 단순한 유행이나 우연이 아니다. 이는 소비 습관 변화의 결과물일 뿐만 아니라, 산업 생산과 인간의 욕구가 정밀하게 맞물린 사례다. 대용량 제품이 여전히 ‘가성비’를 강조하는 동안, 미니 음료는 ‘작고 세련됨'의 논리로 음료 업계의 게임 규칙을 재구성했다.


■미니 음료의 황금 토양

1억 2,500만 명의 중국 1인 가구 청년들 생활 방식은 미니 음료가 성장할 수 있는 완벽한 무대를 마련해 줬다. 중국 상하이 언론에 등장한 95년생 직장인 샤오린 씨는 사무실 테이블에 항상 5~6종 미니 음료를 상비해 둔다. 오후에 졸릴 때 125㎖ 아메리카노로 기운을 차리고, 야근할 때 100㎖ 미니 과일주스 한 병으로 기분을 달랜다는 그는 낭비도 줄이고, 칼로리 섭취도 조절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콜라는 개봉 후 이틀만 지나면 김이 빠지고, 주스는 반쯤 마시면 상할까 걱정하게 된다. 미니 음료는 근본적으로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해 줬다. 한국무역협회 베이징 지사에 따르면 미니 음료를 선택하는 소비자 중 72%가 ‘낭비를 피하기 위해서’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미니 음료는 젊은 소비자의 감정적 수요까지 파고들고 있다. 중국 SNS에서 '#미니음료_치유시간' 해시태그 조회수는 2억 8천만 회를 돌파했으며, 네티즌들은 손바닥 크기 음료와 노트북을 함께 찍은 사진에 ‘작은 용량, 큰 행복’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그리고 대용량 제품이 ‘공유와 사교’를 강조하는 것과 달리, 미니 음료는 ‘개인적 의식’에 집중한다. 야근 후 작은 병맥주, 운동 후 미니 스포츠 음료, 오후 티타임의 작은 밀크티 등 각각이 독립적인 감정적 가치와 연결된다.

중국 상거래 플랫폼 데이터에 따르면, ‘저당’, ‘제로 칼로리’ 등의 태그가 붙은 미니 음료 판매 증가율은 일반 미니 제품보다 1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즉각적인 즐거움을 누리면서도 건강을 포기하지 않으며, 미니 포장 제품은 만족과 건강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최적의 해결책이 된 셈이다.


■건강 불안이 만들어낸 ‘소용량의 자유’

중국 SNS 플랫폼 샤오홍슈(小红书)에는 ‘미니 음료 칼로리 계산’ 관련 게시물이 5만 건을 넘어섰다. 플랫폼 주 이용자인 젊은 세대는 다양한 규격의 당분 섭취량을 정확히 비교한다. 200㎖ 미니 콜라 열량은 일반 콜라 40% 수준이고, 100㎖ 주스 당분은 250㎖ 제품보다 62% 적다. 이러한 ‘시각화된 건강 관리’ 덕분에 미니 음료는 먹고 싶은 욕구는 충족하면서도 부담은 덜한 최적의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중국 한 편의점 체인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여름 기간 미니 탄산음료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8% 증가했으며, 일반 규격 음료 제품의 증가율(12%)을 훨씬 웃돌았다. 이는 소비자들의 ‘당 조절’과 ‘더위 해소’라는 두 가지 요구에 반영된 결과다.

근래 리치맛 탄산수, 벚꽃 라테, 유자 주스 등 다양한 신제품이 잇따라 등장하는 가운데, 젊은 소비자들은 ‘궁금하지만 실패가 두렵다’고 느낀다. 250㎖ 신제품을 사서 맛이 없으면 그냥 방치되기 쉽지만, 100㎖ 미니 제품은 3~4위안(한화 약 600~800원)만 내면 실패가 두렵지 않은 경험을 살 수 있다. 한 차 음료 브랜드는 미니 시음용 제품을 출시한 뒤 신제품 재구매율이 27% 상승했다고 한다. 해당 브랜드 담당자는 “미니 제품은 일종의 ‘체험판’ 역할을 한다”면서 “때문에 소비자가 부담 없이 시도할 수 있고, 브랜드 입장에서는 빠르게 히트 상품을 가려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어찌 보면 미니 음료 인기는 건강 소비 트렌드의 필연적 결과물이다. ‘펑크 양생(朋克养生)’이라는 중국 유행어가 상징하듯, 젊은 세대는 이것도 원하고 저것도 원하는 모순된 욕구를 가지고 있다. 밀크티는 마시고 싶지만 살은 빼고 싶고, 술을 즐기고 싶지만 취하기는 싫고, 에너지음료를 마시고 싶지만 첨가물은 피하고 싶다. 미니 음료는 ‘소용량의 자유’로 이러한 딜레마를 해소했다.

 

■비주류 시장에서 주류시장으로

미니 음료 부상은 산업 전반의 구조 혁신을 동반했다. 2018년 이전에는 중국 내 200㎖ 이하 음료 전용 생산 라인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기업에서 200㎖ 미만 제품을 생산하려면 기존 장비를 개조해야 했다. 이는 수십만 위안의 비용과 48시간의 가동 중단을 의미한다. 높은 비용으로 많은 기업들이 주저했기에 당시 미니 음료의 시장 점유율은 1.2%에 불과했다.

시장의 전환점은 2019년에 나타났다. 대표적인 음료 기업인 농푸산취안(农夫山泉)이 2억 위안(한화 약 400억 원)을 투자해 전용 생산 라인을 건설하여 미니 주스 생산 비용을 30% 낮추었고, 이후 코카콜라, 캉스푸(康师傅) 등 거대 기업들이 잇따라 참여하며 업계 전반에서 설비 업그레이드 물결을 일으켰다.

포장 기술 혁신 또한 미니 음료 성장에 날개를 달아줬다. 기존 소형 병은 변형과 찌그러짐 문제가 있었으나 한 포장기업이 개발한 신형 PET 소재는 두께를 20%가량 줄이면서 내압 강도를 40% 향상하여 휴대성을 보장하고 물류 손실도 줄였다. 이러한 기술 혁신으로 미니 음료 생산 효율이 크게 향상돼 2024년 단일 생산 라인의 일일 생산량이 2018년 대비 3배 증가하고 단위 비용은 45% 절감됐다.

유통 채널 변화는 시장 확장을 가속화했다. 처음에는 미니 음료가 주로 프리미엄 편의점에서 시범적으로 판매됐지만, 현재 전 채널에서 유통 중이다. 사무실 자판기에서 미니 커피가 차지하는 비중은 35%에 달하고, 지역 슈퍼마켓 진열대에서는 미니 주류 진열 면적이 두 배로 확대됐으며, 라이브커머스에서는 미니 음료 세트 상품이 종종 품절 사태를 빚는다.

이 같은 유통망 확산에 따라 판매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24년 미니 음료 시장 규모는 280억 위안(한화 약 5조 6천억 원)을 돌파하며 2018년 대비 12배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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